왜 말하지 않는가.
그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왜 주장하지 않는가.
그건 내게는 거짓이라고.
언제까지 실없는 웃음을 흘리며
나중이라고, 나중이라고 얘기할건가.
아직도 날아오를 수는 없는건가.
아직도 내가 원하는 대로는 살 수가 없는건가.
#. 매번 자신을 죽이는 꿈을 꾼다.
수십명의 내가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꿈을.
하얀색으로 빛나는 칼끝을 내 가슴에 찔러넣는 꿈을.
멍하게 뜬 눈 앞으로 지나는 물거품을 보며 물을 들이키는 꿈을.
거대한 기계장치의 톱니, 그 소음 사이로 내 몸을 던져넣는 꿈을.
조그만 권총을 턱 밑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꿈을.
니트로를 품에 안은채로 폭발하는 꿈을.
찰나의 사이로 은빛의 지하철 앞으로 뛰어드는 꿈을.
무수한 곤충들이 내 피부부터 내장, 종내는 뇌까지 갉아먹는 꿈을.
꿈 속에서 무수히 죽어나가는 나를 보고서야.
그 무수한 단말마의 순간들에 빠져서야.
내 뇌수 속 상상의 세계에서 튀는 피와 살점들을 느끼고서야.
그래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
#. 몇번이나 자신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식으로는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재하는 고통은 내 상상속에서의 상황만큼은 아니었다.
결국 난 죽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상상속의 나를 자해하고.
현실속의 나는 평화를 얻는다.
아니 어쩌면.
나는 이미 찢겨져 죽어 없어지고
꿈과 의지만이 남아서 살아가는건지도 모르겠다. .# ken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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