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햇살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깥 인테리어를 꽁꽁 틀어막은 모양을 한 카페의 유리벽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순간, 네 손가락의 세번째 마디는 빛나고 있었고, 그 손가락은 다시금 나를 복잡한 상념 속으로 밀어넣었다. 빛. 에너지. 엽록소. 녹말. 생명. 섭취. 식물과 동물. 물. ... 얼토당토않은 흐름 속에서 오래도록 대화는 끊어진 채로.
부질없이 헤매이는 상념을 약으로 지워낼 수 있으면 프로작을 밥 대신 먹으라고 해도 잠자코 받아먹고 앉아있으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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