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도.
배움이라는 것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분명 기회는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무엇엔가 몰두해있다보면 어느 초가을날 블라인더 사이로 빠져나가던 바람처럼 서늘하게, 혹은 좀 더 키를 높인 하늘의 풍성한 공간으로 빨려나가듯, 그렇게 시간은 나를 통과해 갈 것만 같았어. 9월의 바이에른에서 자전거를 타고 산과 들의 소로를 빠져나가고 있던 그 때. 차가운 바람과 따가운 햇살이 번갈아 비치던 도로 위에서 땀에 절은 내 몸.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 자전거와 내 몸을 앞으로 내몰고, 몸은 나른함과 피곤함을 넘어 근육 사이에 어떤 종류의 공동이 생겨버린 것 같은 느낌. 배고픔은 몸의 피로에 젖어 잦아들어 빵을 씹을 기분조차 나지 않아 가방을 뒤적거렸다. 포장을 뜯은 Milka 밀크 초콜릿은 위압감. 내가 한국에서 가끔 먹던 초콜릿 종류와는 뭔가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할 것 같은 그 묵직함과 질감. 그리고 그 초콜릿을 한 입 베어물었을 때 내 혀로부터 뒷목과 정수리를 지나 시야로 침범해오던 압도적인 달콤함. 모든게 낯설고 몸은 극도로 피곤했지만 달콤함에 취해 해가 지는 순간까지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대던 그 때처럼.
- 하지만 생각만큼 달콤하지는 않아
일 카카오의 초코렛을 씹었을 때 문득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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