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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

#. 삶. 죽음. 그리고. 그 무엇도 아닌 상태. .#

#. 나. 그런 상태에 있지는 않은건지. .#

...

#. 어느 순간엔가부터....

  "그저 살아있기 때문에.

  지금 살기 위해 이럴 수 밖에 없어"라며..

  하루가 힘들게 느껴질때마다 중얼거리던. 말들. .#

#. 정말로. 그렇게 된건지도. .#

#. 살고 싶은 의욕따위. 던져버린지 오래일지도 모른다. .#

#. 그저. 악으로 버티는. 하루하루인건지도. .#

#.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으니깐....괜찮아. 신경쓰지마." .#

#. ....라고 말했던 너는. 아직 행복한거지. .#

#. 신경써줄만한 사람조차도. 없어. 이젠.

  ...언제나 난. 잘 해나가는 아이였으니깐.

  돌보아주지 않아도. 신경써주지 않아도. .#

#. 그저. 살아가는.

  혼자이기에 더 강한. 그런. 아이. .#

...

#. 세상에 홀로 던져진다는건. .#

#. ....고독과 불신의 감정을 안은채로.

  더욱 더 강해질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작은 미소를. .# kenial. 1999.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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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엔 그렇게 생각했다. 내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고. 내 자신은 죽음이라고 부르는 심연 속으로 계속 빨려들어가고 있다고. 물이 내려진 변기통에 담겨있는 배설물마냥, 그저 그 어두운 구멍으로 빨려들어만 가고 있으며,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배설물과 쓰레기의 하수구를 지나 썩은채로 둥둥 떠내려가다가 어느 한 끝에선가 멈춰서게 될 거라고. 그 끝이 하수처리장일지 끝없는 바다일런지에 대한 기대는 유보한 채.

어찌됐든 좋다고 생각했다. 이미 그때의 나는 어설프기는 해도 인간관계라는걸 유지하고 사는 법을 알고 있었고, 설령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따위 아무도 없다고 해도 그들은 날 필요로 하게 될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그렇게 했다) 믿지 않아도 옆에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료라고 생각해버리는 얼간이는 어디가나 널려있으니까. 게다가 누구도 그런걸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볼 여유따위는 없다. 배우기에도, 놀기에도, 그저 무위하기에도 이 도시는 너무나 바쁘고 너무나 시끄럽고 너무나 꽉꽉 들어차있고 너무나 악취가 진동했다.

그때에 넌 날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 네게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았어.

그리고 난 방치된채 썩어갔다.

...

'아직도 바다는 멀은거야?'

분명히, 난 그렇게 물었던 것 같다.

'무슨 헛소리야. 븅신아'

봄의 끄트머리쯤이었다. 햇살이 유리조각파편처럼 내 눈과 목과 등으로 날아들던 그 날에. 문득 멍해진채로 아른거리는 하늘을 바라봤다. 거리의 분수대에서 뿜어지는 물은 내 얼굴에 쏟아지는 햇살을 잘게 부수고 있었고, 난 썩은 하수구의 냄새를 맡았다. 분명히 그런 냄새였다. 온갖 저주스럽고 더러운 냄새들. 막 길에 발린 아스팔트처럼 찐득거리는 느낌의 냄새. 그래서 다시금 둥둥 떠내려가는 배설물같은 나를 생각했던걸까.

헛소리였나보다. 아직도 난 더 썩어가야 하는가보다. 바다는 어디야?

200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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