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ial Daily Notes200506

30일

...뭔가 바뀌었다?!

2005년도 반토막이 났군요.
(주식질을 하다보니 이런 표현까지 쓰게 되는가..)

되돌아보면 ... '히키코모리 초기증세의 20대 후반 청년 k의 30개월'이라고 하면 대충 들어맞을 날들이었습니다. 인간관계의 확장에 스트레스를 받는 지랄맞은 성격에 휘몰아치는 프로젝트로 점철된 고정된 직장생활은 정말 못할 짓이긴 하더군요. 그래도 군대 끌려가서 동료들 면상에 총 갈겨대는 찌질한 인생이 되지 않은 걸 다행스럽게 여겨야겠죠..?

반년간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무기력에 대한 증오. 인생의 바닥. 자기혐오의 극. 뜻밖의 좋은 기회. 여전한 자괴감. 일상에 대한 공포. 감정의 유보.
요약하자면 이렇고, 저는 저런걸 하나하나 풀어가며 얘기해줄 수 있을만한 오픈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아니므로 패스.

지금까지 주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에 귀차니즘 + 작심삼일 + 조삼모사 마인드로 대응해 왔던 걸 인정해야 할 듯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삶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꿈을 꾸었지만, 나이를 처먹을 수록 삶의 본질은 커녕 사색의 시간을 아쉬워하는 법도 없이 생각의 실을 잇기조차도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운 전철 안에서 유통기한 10초짜리 잡생각들만 머리에 꽉꽉 채운 너절한 샐러리맨 생활이 현실이더라구요.

현재로선 Kenial도 '어쩔 수 없나'를 입에 액세서리로 달고 다니고는 있지만, 글쎄요. 이제 슬슬 다시 버둥거려 볼 때도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또 몇 년이 지나고 나면 그때에는 또 다른 변명을 귀걸이 바꾸듯이 입에 바꿔서 달고 다니며 음울함을 풍겨댈지도 모르지만,

조금은 희망적.
이라는 말로 자신을 세뇌해볼까 싶어요.

여전히 인생은 숨바꼭질.
하지만 이제는 Kenial이 술래가 되렵니다.

남의 인생 가지고 사기치지 마셈.
내 인생이 당신 옵션이삼?

뜬금없는 인생.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없었던거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진지하게 누군가에게 빠져들 여유조차도 없었는걸.

지금의 마음 외에는 모두 부정해버린들 무슨 상관이랴.

애써 지난 시간들을 잊는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던 사람에게
기억의 간사함을 들먹여봤자 소용없어.

그래도 상관없어.
이젠 감정에 사로잡혀 나를 망치거나 하지 않아.

사랑하는데에도, 사랑받는데에도 익숙지 못하다는 것.

그런 걸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혼자 살아가는데에는 확실히 도움이 돼.

변해간다고 말해주렴.

그렇지만 난 아직도 서투르기만 한 걸.

조깅을 하려고 마음먹은 날이었으나, 외근을 하는 바람에 저녁을 못 먹은채로 집에 돌아왔다.
원래 위에 음식물이 남아있으면 잘 뛰질 못하는 체질이라 조깅을 하는 날이면
회사에서 저녁을 조금만 먹고 돌아와서 잠시 쉬었다가 뛰러 나가곤 했는데,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거.. 할 수 없지.

집에 와서 가볍게 먹을만한게 뭔가 있을까 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슬라이스 치즈와 수박을 꺼냈다.
수박 반 통을 다 먹을 수는 없어서 두 조각만 잘라내려는데,
문득 수박의 단면 한 가운데에 옹이처럼 보이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렸을 적에는 저 부분이 마치 설탕 알갱이를 뿌려놓은 것처럼 보여서
'무척 달콤한 부분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는 했었다.
그러나 보통은 그 수박을 자른 사람이(아버지나 어머니였겠지)
그 부분을 잘라내서 버렸기 때문에 먹어볼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이야 그게 맛없는 부분인 것을 알고 있으니 상관이 없지만,
어렸을 적엔 그걸 잘라내서 아버지나 어머니가 드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언짢아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어째서 '나한테도 줘요'라고 말하지 않았는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뭔가 중간에 기억의 고리가 끊어진듯한 느낌도 들고?)

아이는 결국 뭔가를 설명해주지 않으면
자기가 감각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의 결론 밖에 내리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아이를 싫어하는 이유가
'뭔가를 설명해줘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결론은...
뭔가 행동을 할 때에는 아이에게 그 행동에 대해 설명을 해줍시다.
아이는 영문을 몰라하다가 어른을 미워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웃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어.
하지만 웃고 싶지 않다고 해서 웃고 있는 사람들을 조롱하려들면
쿨해보이기는 커녕 비참해보여.

정말 웃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어?
그 사람들의 삶을 초월했다고 믿는거야?

그런건 아무한테나 일어나는 일이 아냐..

6월 25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힘 있는 자들의 깃발 아래에서
그저 산 하나 건너편에 사는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었던
그저 그 삶을 이어가고 싶어서 이웃을 죽여야만 했던
한 편에 선 사람은 다른 편에 선 사람을 죽여야만 했고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사람은 양쪽 편 모두에게 죽어야만 했던

그저 속절없이 죽어간 수백만명의 사람들과
그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날.

아이씨 노트북 팔아버릴테다 젠장..

새벽 네 시에 잘 수 있었다... orz

요즘 애드웨어 무섭구나 덜덜덜

사실 그래.
그렇게 약속에 얽매이는 사람, 별로 없잖아.

내가 약속에 집착하는 것 뿐이야.
지켜달라고 말할 필요도 없는거고.
기대같은건 더더욱.

약속하고. 입을 닫고. 기다릴 뿐.

사랑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두렵도다.

그때에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다면
내게 와도 괜찮아.

예전에는 이렇게 뭔가를 하며 새벽을 맞으면.. 뭐랄까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방금은 그냥 '이런 폐인색히..'라는 생각 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거지? ;;

어쨌든 돌고래 프로토타입은 완성.
아유 허리아푸아...

입을 다물고 침묵하는데에 익숙해져버린지 오래.

내 감정이 어떤건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게 되어버린지도 오래.

어떻게 해야 확인할 수 있을까.

갑자기 음악(특정 교과목으로서의)을 싫어했던 시절의
음악 수업이 아련히 떠올라 낮게 중얼거렸다.

'ㅅㅂㄹㅁ...'

정말로 모든걸 잊게 될까요..

스스로 판단하기도 힘들어.

점점 사고가 퇴행하고 있는 것만 같아.

예전에.. 언제인지도 까먹었는데,
'앞으로 수중에 돈이 없거나 귀찮다는 이유로는 절대 컵라면을 먹지 말자.'라고 생각했던게 떠올랐다.

요즘?
컵라면 대신 끓인 라면을 먹고 있어 -_-;;
오늘 점심은 짜파게티 먹었음..

왜냐고 물으신다면 돈아껴서 장비를 사고 싶어서라고 대답하겠어요 짠짠
아 물론 그 정도까지 쪼들리는건 아닌데..
당장 내년만 생각해도 이래저래 좀 막막해서, 일부러 긴장감을 조성하는 거랄까.

뭐 먹고사는데야 별 지장 있겠냐마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코딩을 하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건 무리라는게 느껴지면서,
당분간 새로운 일을 찾는 척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긴 그것도 회사를 벗어나면 다른 문제가 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어.

문신처럼 새겨진 기억은.
문질러 지우려고 해도.
칼로 도려내려고 해도.

그 상처가 결국 낙인이 되어 날 쳐다보고 있겠지.

같이 살아가는 수 밖에.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포기한지 오래.
사람들의 무리 속으로 걸어들어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어
회색 건물들의 그늘 사이에서 흔들거리듯 살다가,

그때까지 깨닫지 못해도 할 수 없어.
그때까지의 경험이 다른 나를 만들어 줄 수 없다면,
나 스스로 그렇게 경멸하던 소비의 객체로서 끝나겠지.

끔찍한 삶이 되어도 상관없어.
내 가슴이 아직 뭔가에 반응할 수 있다면
멀쩡한 얼굴을 가장한 채 구토를 반복하며 살아가더라도
그때를 기다리며 살겠어.

arco의 사운드에 녹아든다.

미루는 삶을 살지 않을께요.
지금의 내겐 힘이 필요해요.

지금이어야만 해요.

노트북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가,
단지 그냥 CD580을 물렸을 뿐인데..

보통 a/v기기에 환장한 사람들 보면 좋은 음질로 뭐 듣다가 낮은 음질로 가면 신경쓰여서 못 듣겠다고 하던데,
어째 나는 하향하면 별로 못 느끼다가 상향하면 확 느껴지는거냐? -_-;;

방 안에 떠다니는 냄새에 꼬냑 향기가 추가되었다.

헤네시 코르크 마개가 부러져버렸어.
그냥 난 한 모금 맛보려고 열어본 것 뿐인데.

젠장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다 마셔주겠어! ;ㅁ;

배가 고프니까 사냥을 하는거야.

사냥에 적성에 맞아서가 아니라, 사냥을 할 때 행복해져서가 아니라,

그냥 배가 고프니까 사냥을 하는거야.

네 심장의 두근거림을 듣고 싶어.

길바닥에서 World without strangers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과 몇 번을 마주쳤다.
오늘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마주친 사람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날 그냥 stranger로 남겨둬 주지 않을래?

부탁이야.

침식되지 않을거야.
이해하지 않을거야.
섞여들지 않을거야.

나는 나인채로.
너는 너인채로.

md 플레이어를 살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아아아
뭐 이렇게 전방위로 욕을 먹고 앉아있는거야 대체 이놈의 물건은.. ;;

뭘 사지 그럼... ' ')a
태블릿을 팔아버리고 데스크탑을 다시 사자니.. 방에 놓을 공간도 없는데...
아이팟?
아아 아이튠즈 싫어 -_-

그냥 cdp로 돌아가자니...
mp3를 cd로 구워서 듣자는거냐...;
아 이거 고민되네 진짜... orz 기껏 mp3cdp 팔고 났더니 이런 시련이...

언젠가부터 언어란 것을 믿을 수가 없었어.
우리가 가진 글과 말은 너무나 불완전해서 서로 오해만 낳게 만드는 도구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내가 스스로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어.

사람들의 글과 말 그 자체에서가 아니라
글을 적을 때의 쉼표의 위치, 쓰는 단어, 문장이 담은 생각의 흐름과
말을 할 때의 표정, 숨을 들이쉬는 타이밍, 특정 단어를 말할 때의 강함과 약함에서
그 안에 담은 진의와 감정을 읽으려고 노력했지.

사실 무의미한 일이었어.
각자 다른 환경에서 글을 배우고 말을 배우며 자라난 사람들, 그 사람들과 온전히 같은 환경에서 자라났다면 모를까..
사람들은 저마다 거짓을 적으며 다른 단어를 쓰고, 다른 위치에 쉼표를 찍으며, 다른 생각의 흐름으로 그 거짓을 덮으려 했고
사람들은 저마다 거짓을 말하며 다른 표정을 짓고, 다른 곳에서 숨을 쉬었으며, 다른 단어의 위치에서 그 강약을 조절하곤 했어.

저마다 다른 거짓. 다른 진실. 다른 분노. 다른 기쁨. 다른 슬픔. 다른 애증.

그래서 난 혼란에 빠졌어.
도대체 사람에게 말을 걸면서 무슨 말로 그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건지 알 수가 없었어.
쓸데없어보이는 말들을 끊임없이 길 위에 흘리는 그들은, 나와는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인 것만 같았어.
언제나 새로운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면, 마치 수업시간에 딴 생각을 하다가 교사에게 지목된 아이처럼
얼굴을 붉힌 채 불안해하며 더듬거리며 뭔가 입을 떼어야만 했었지.

얼굴을 붉히는 일 대신에 억지로 웃으며 유쾌함의 허세를 보이는 습관을 익혔을 때 쯤에야
내가 그냥 마음내키는대로 - 상대방이 불쾌할만한 이야기는 빼고 - 지껄여도,
그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 못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다녔어.
유쾌한듯, 별 생각 없이 사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었어.

그렇지만.. 이젠 껍데기는 별 필요 없는 것 같아.
저마다 홀로 격리되어가는 사람들의 틈에 있으니까.
내일을 잊어가고 오늘만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이에 있으니까.

그때에는 왜 이렇게 될거라고 생각을 못했을까?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렇게 숨어버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다음번에 만날 때는
서로에게 '앗싸렙업 ㅊㅋㅊㅋ'를 외쳐줄 수 있기를.

그날까지 우리 서로 열렙하기로 해요.

...뭔가에 침식되어가고있다... orz

만나고 싶어.
하지만 만나고 싶지 않아.

지금. 여기. 있다.

오래간만의 일이다.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결국 초코렛은 다 먹어버렸다... 털썩...

문득 내 옆의 방바닥을 내려다 보았을 때
몸이 뒤집힌 바퀴벌레가 내쪽을 향해서 온 힘을 다해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는 광경을 보면...

어쩌라는거야..

삶의 이유가 꼭 가벼워서 안 될 이유는 없잖아.

나에게 남은 것이 지금뿐이라고 해도 괜찮아. 다시 쌓아보겠어.
지금이라는 시간과 지금이라는 장소에서 다시 널 만나기 위해서.

그만뒀다.
모르겠다. 나도 왜 이런지.

고려대학교는 요즘 Global Pride K.U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쓰고 있다.

순간 Global Price라고 보였던 이유는 대체 뭘까..

얼마나 멀리 있든지 얼마나 험한 곳에 있든지
내가 돌아갈 곳이 되어주길.

파랗게 날선 신경, 머리 속을 질주하는 수많은
나의 미친 생각들의 끝이 되어 닿는 곳이 되어주길.

하얗게 불태웠어.. 발등만?
으으 발등의 불을 끄자 제발

핸드폰 a/s를 받으러 갔을 때,
수리 시간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한 30분 정?소요될거라고 대답했다.

그 때 문득,
내게는 이 핸드폰을 수리하는 30분 동안의 자유밖에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난 뼈다귀 해장국... 역시 쓰려.... -- whohwa

매월 초, whowha의 역습이 시작된다! [;;;]
사진게시판 따로 만들어야지 룰루루~ -- Kenial

늘어지는 계절의 시작.
늘어지지 않고 잘 붙어 계시는건가요? ( ' ')
(사람을 껌 취급하고 있다)

어른들만의 세계란게.. 있기는 한 거야?

아이들만의 세계란걸 믿는가? 아마도 어른들만의 세계란게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어른들만의 생각으로 만들어 놓은 아이들 공간이 아닐까... 자기 의사 표현이 약할 수록 더 어른들만의 세계로 만들어지겠지.... -- whohwa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1) 최소한 1년이 경과한 후 그 기간에 대한 퇴직금이어야 하고, 2)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여야 하며, 3) 월급여에 퇴직금 액수가 정확히 표시되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그 동안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전액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까 샐러리맨 여러분

고려대학교로 외근을 다니면서 좋은 건, 교내에서 데자와를 팔고 있다는 것.
게다가 500원.

천호동에서는 900원이란 말야... ;ㅁ;

그 데자와 사진도 보여달라... -- whohwa

앞으로 29일.
이젠 도망갈 곳이 없다.

두근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