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ial Daily Notes For Germany20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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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2:25)
인도. 캘커타 상공이다. 슬슬 소화기관이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있다. ...잠이나 더 자두자. 쩝.

(AM 8:07)
대체 이런 상황에서 코를 골며 잘 수 있는 것들은 뇌 구조가 어케 생겨먹은 것들이냐... 그래도 약간은 정신을 차린 듯 싶다. 미열이 약간 있고.. 냉방병 내지는.. 기내가 너무 건조하다. 술도 안 먹고 자다가 목말라서 깨본건 처음인 것 같다. [-_-] 이제 세시간 쯤 남은건가. 거거거 -_-d ...한참 일정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지퍼가 열려있다 -_-; 이거 언제부터 열려있었던거야?! 시차에, 26시간에 걸친 비행에... 아예 인간이 맛이 가는구나...
다시 한번 계획의 정리 : Frankfurt 중앙역으로 돌진, 짐을 맡기고 기차 운행표와 시내 지도를 얻고, 세시 반까지 일정을 끝내고 오후 네시까지 돌아다니다가 괴팅엔으로 점프, 역시 기차운행표, 시내 지도를 얻고.. 일단 좀 쉬면서 가자구.
자. 비우자. 즐기자. 이게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선물일지도 모르니까. 아파하기만 하기엔 내 인생은 너무나 짧아. 모든걸 비우러, 버리러 왔으니까... 는 아닌가. 하긴.. 그런 장소로는 어울리지 않는가.. 여긴.
다음번 여행할 땐 눈가리개는 꼭 있어야겠다... 짬내서 자는게 어째 버스나 지하철보다 더 고통스럽단 말이냐... 역시 이코노믹 클래스. [...]

...

생각의 끈을 좀 더 넒게 갖고 싶다면, 일을 줄여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항상 그렇지만 몇 가지의 생각이 머리 속에 떠다니고, 금새 돌아서 잊고, 반복하고, 그저 끝없이 Buffering-Flush를 반복할 뿐. 이젠 남의 생각을 말할 때는 남의 생각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자. 어차피 언젠가는... 다 들통나게 마련, 학자로써의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에라도 정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독일어의 'Darf ich...?'에 가까운 표현이 'May I...?'라고 해서, 쓰는 말마다 'May I...'를 남발하고 있다. 아까 맛이 가서 헤롱거리릴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

"May I some get milk?"

(AM 10:30 +7) 네번째 식사-Fruehstueck 끝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메뉴를 알아듣고 선택을 하겠다!... 고 했지만, 아침 메뉴는 한가지였다. [...] 아무래도 타이항공 타기를 잘한 것 같다. 서비스도 좋은 편(이라고 옆에 앉은 형님 한분이 가르쳐 주심)이고, 무엇보다도 막돼먹은-_- 영어 발음 덕에 전혀 쫄지 않고 주문을 할 수 있었다.
...구라다. 나 원래 얼굴 두껍다. [...] 뭐... 덕분에 서로 못 알아듣고, "Beef"라고 말했더니 해물덮밥; 이 오지를 않나, 우유 달라는데 hot이 뭐냐지를 않나. ("Can I drink hot milk?"라고 질문했었다.)
그래도... 항공기가 좀 불안해보이는 것 외에는 좋은거같다. (...제일 중요한거 아냐?)
군말 없이 "Hot milk"대신 "Warm milk"를 가져다준 스튜어디스 누님께 감사를.... 카와이네...~
무서운 인상의 사람들이 많다... 이마가 벗겨진 장발 케니지 파마 아저씨(영화 관계자중에 비슷한 사람이 있었던 듯 한다... 피터 잭슨은 아니고; 음..)
하긴.. 그러고보니 여기선 영어 사용을 강요하지도 않는 분위기다. 어느 노선이나 대다수 승객의 편의 때문인지, 그 나라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태우는 듯. 아까 비행기에는 한국인이 타고 있었고... 여기는 독일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독일어를 쓰는 스튜디어스가 있다. 당연한건가... 난 국제선 항공기에서는 영어가 기본이라 생각했건만...
으... 고도를 낮추고 있어서 귀가 아프다...; 그래도 몇번째 타는건데... 계속 이런다냐... (세번째이심)

(AM 10:47 +7) 뮌헨 상공. 얼마 안 남은 듯.

(AM 5:48 +2) 날짜변경선을 통과한지 오래. 또 한번 13일의 금요일의 시작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화장실. 
저런 형태의 소변기를 처음 봐서 찍었던건데.. 
최근에 코엑스 근처에 일보러 갔다가(소변보라 갔다는 뜻이 아님-_-) 비슷한 넘을 발견했더라는.. 
 
뭐.. 그렇다구 -_- 

(AM 7:00 +2 이하 계속 +2) PassKontrolle? 통과. 전화도 했고 (2.4유로라니!) 여긴 전철에 자전거를 갖고 타도 되는구나... 시맛따. ;

(AM 7:40) 드디어 Frankfurt am main Hauptbahnhof다. 우어어어! 날씨는 가끔 흐림. 맑음. 정오쯤엔 거의 우리나라 가을 수준이었음..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중앙역. 멋진 건물이다만.. 
공사중이라서 저런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그 후로도.. 내가 찍으려던 좀 멋지다 싶은 건물은 다 공사중이더라.. 
씨팍... ㅜ_ㅜ 

여행자 안내소가 열지를 않아서 시간 때우느라 밖에 나왔다가 찍은 사진. 
울나라 서울역은 어떻게 생겼었더라? -_-a 

유겐트 찾느라 가던 도중에 본 프랑크푸르트 벼룩시장. 
나중에 알고보니 열라 유명한 구경거리였다 -_-; 
 
이런 벼룩시장이 한 2Km 정도 펼쳐져있다. 
뭔가 사고 싶었지만.. 그때는 돈쓰면 굶어죽는 줄 알았었다. 
게다가 짊어지고 다닐 자신도 없었고, 여행 막 시작했는데 짐을 늘릴 수도 없고. 
 
결정적으로 내 상태가 너무 안좋았었다 =_= 

2인승 자동차.. 는 자동차인데. 
웬만한 소형차 2/3 사이즈의.. 귀.. 귀엽다 >_< 
여행하던 도중에 이거 몰고 다니는 사람한테 얼마쯤 하냐고 물어봤더니.. 싼 차는 아니라고 하더라 -_- 

(AM 10:35) 먹을걸 구하러 나가봐야 하나 말아야하나... 약간 속이 출출하긴 하다만.... 그보다는 머리가 멍한게 더 심한 듯 하다...

(PM 12:04) 띠바, 벌써 지쳐버렸다. 밥먹으러 유겐트 돌아왔는데 12:30 부터라네... 우어어...
음. 종합해보면, Schuaumainkai, Sachsenhstr. Ufer에 걸친 벼룩시장. Powerbook duo에 Aiwa MDR f30쯤? 모델까지 봤다. 다음엔 꼭 차를 몰고 오리라... 그리고 Roemer 에서 사기당한(...;) 쯔빙엔 스위스 아미 나이프... Roemerberg는 그냥 옛날 건물이네... 정도의 느낌? Berliner Strasse가 더 멋있었던 듯. 슬슬 이곳의 풍경에 적응해 가는걸까... 쿠쿠. 이젠 좀 쉬자.
브래지어 없이 돌아다니는 여자들이 왜 이리 많은것이냐...; 아아. 피곤해피곤해... 시차적응의 시간은 시작된거시야...
여름에 군대갔더니 철원에는 눈이 내리더라는 얘기가 생각난다. 떠날땐 늦여름이었는데 여기는 이미 가을인듯 싶다.

뢰머 광장. 대도시에 이런 광장이 있는게 생소해 보였다. 
옛스러운 건물 모습도 그렇고.. 
 
대도시인데도, 우리나라의 그것처럼 빌딩숲이 뒤덮은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아이 띠바.. 머리 털다가 뒤질 뻔했네 -_-;

Jugendherberge(유겐트헤어베르게, 독일의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샤워를 했었다. 
출발할때부터 계속 씻질 못했으니까... 
머리도 덜 마른 채로 상쾌한 기분으로 자전거를 타고 도로에 나왔다가... 
머리가 앞을 가리는 바람에 머리를 흔들다가 잠시 현기증. 정신을 차렸을 땐 도로를 뒹굴고 있었다는... ; 

저녁은 끝내 못 먹었다. 젠장. 대체 왜 못 일어난거지... 멍한 상태. 콜라 비스무리한 음료수(Mezzo Mix라는)를 하나 먹었으나. 컥. 이넘들은 탄산도 이래 많이 넣나... 하긴 졸라 느끼하게 먹어대니 이런거라도 마셔야 소화가 되긴 하겠군...
이넘들은 왠지 다들 비슷한 냄새가 난다. 같은 향수를 쓰는 것도 아닐지인대. 그것도 독일 넘이나 프랑스 넘이나.. 마찬가지인건지. 인기인 향수인가? ... 사실 그저 물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그저 나는 말 한마디도 걸기 힘든 관찰자일 뿐이다. 여행을 즐기러 온 건지 구경하러 온 것인지 분간이 가질 않아...
약간. 아니. 많이 고독하다. 독일에 떨어진지 아직 만 하루조차 지나지 않았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