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 for "KenialDailyNotesForGermany20020916"

울나라에만 교회가 많은 줄 알았더니, 여기도 마찬가지다. 물론 절대적인 수는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소 '성당'에 갖는 이미지, 그대로의 성당이다. 건물도 꽤 큰 편인 듯 하고... Goettingen에서 본 성당만도... 어제 세개를 봤었던가? 뭐 그렇다.

Fussgaengerzone은 기대 이상이었다 +_+ 자전거 타고 들어갔다가 눈총을 받을 지경이었으니...; 여유로운 표정이 가득한 곳. 아.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다람쥐를 봤었다. 한국에서는 지리산인가? 어디 갔을 때 딱 한번 봤던 다람쥐가, 여기는 그냥 동네 나무 위에서 산책중이던 나를 조용히 갈구고 있었다. ;

원래 무리한 일정 같은건 계획에도 없었지만, Goettingem에서는 더더욱 그럴 마음같은게 생기질 않는다. 조용하고, 여유롭다. 게다가 자전거. 자전거. 자전거. 우체부고, 출근하는 부부고, 학생이고, 뭔가 알수없는 paper의 배달부고 간에, 다들 자전거를 몰고 다니는데다,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따로 있고, 자전거도 차 신호를 똑같이 받고 다닌다. (좌,우회전 수신호도 해야 한다) 그나마 오늘은 차가 조금 돌아다니는군... 어제는 일욜이라 그런지 큰 도로 외에는 자전거나 가끔 다니지 차는 한대도 안 보이더라...;

이 동네 인간들은 향수를 안 쓰는 인간이 없다. 아줌마고 젊은이고 아저씨고 할머니고 간에, 정말 이 동네 한달 있으면 냄새만으로도 누군지 구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향수가 열라 강하다 싶기도 하고, 스킨 냄새로 오해한 적도 있어서(샤워 코롱에서 무슨 스킨냄새가 난단말이냐!) 당혹스러웠지만, 뭐, 나름대로 적응되고 있다. ...근데 원래 안 씻어서 향수를 쓰기 시작했다는 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씻는거 싫어하는 넘들, 절라 많다. (독일 사람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독일 사람들이 눈 마주치면 인사한다는거. 구라였다. (물론 먼저 할로! 라고 외치면 받아주기는 한다만) 여기와서 본 사람들... 빤히 쳐다봐서 인사한 사람 여태까지 두명 있었다. 아. 그래도 이틀 동안 두명이면 괜찮은건가? ; 한국에서는 아마 한명도 없을지도 모르니까...; 아, 그러고보니 기침하면 Gesundheit! 라고 말해준다던 것도 구라였다...;

그리고... 여긴 꽤 춥다. 그냥하는 말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그냥 일어났을 때(새벽 여섯시 반쯤?) 밖에 반팔입고 나왔었는데, 여긴 긴팔 면티 입고 나왔는데도 추웠다... 베를린 가면 어케 견딜지 걱정이다. 숲이 도처에 있어서인지 습하기도 무지하게 습하다...

극장에 붙은 포스터. 손가락이 오묘한 위치에 있다. [...]

근데 이 추운 날씨에 분수를 틀어놓는건 무슨 생각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금 Goettingen 중앙역 광장에서 끄적이고 있는 중...)

어디에나 앉아서 눈을 돌리면 쓰레기통이 보인다. 그냥 길에도 200미터마다는 쓰레기통이 있다. 그래서인지 길바닥에 쓰레기가 없다. 라고 말할 줄 알았나? 그래도 길바닥엔 쓰레기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널린' 수준은 아니지만) 거 참... 이리 쓰레기통이 많은데도 몇미터 걸어가는 수고 때문에 길바닥에 스레기를 버리는건가... 아무래도 미친놈들이 많은가보다. 여긴...

괴팅엔에는 동양인이 별로 안 보인다.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라고는 히스패닉 정도일까. 오히려 흑인이나 인도 쪽(무슨 인종이지?) 사람들, 혹은 그 혼혈. 금발. 빨강머리. 파란 눈. 잿빛 녹색. 녹색. 청녹색... 정신없다 -_-; 대학도시라서 외국 사람이 꽤 있는 것 같긴 한데...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삶의 방법.

주저하며 발걸음을 떼 놓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건, 여기에서건. 다들 뭘 하더라도... 당당해 보인다. 당당히 하고 싶은 걸 한다. 라는 느낌이다.

자전거 가지고 여행한다고 뭐라 했던 것들아... 여기 사람들은 사냥개-_- 수준의 개를 데리고도 여행을 한단다...; 장난하냐?

얼마 전까지도 빨간 머리라는게 과연 존재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할말이 없어졌다. 그야말로 불타오르는&[...&] 붉은 머리 - 저건 염색으로 될게 아니겠지 ; 정말 옛날 서양인들이 '불길하다'라고 말했을만 하다. 게다가... 이 동네 와서 본 붉은머리는 여자뿐이던데... 남자는 없나? -_- 그럼 강백호는 뭐냐!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끄적이고 있었던 듯. ;

어딜가나 온통 나무. 나무. 나무다. 어떤 건물이든 나무에 가리지 않은 채로 사진을 찍을 재간이 없다... 일 정도니. 높은 건물이 많지 않은 탓도 있고 (게다가 여긴 소도시니까)

날씨 한번... 지랄이다. 새벽에 깨면 겨울이고 아침에 산책하면 가을이고 낮에 해 뜨면 초여름이다...; 뭐 이러냐... 그러다가도 갑자기 구름 끼면 춥고, 비 몇방울 내리고, 다시 말짱하게 해 뜨고...; 멋지다멋져 ;

Friedhof - 묘지에서 우리네의 죽음과 독일인들의 죽음과는, 어떤 생각의 차이가 있을까.. 생각하고, 사진 두방을 찍고 나오려는 찰나. 햇빛이 비쳐들었다. 흐린 하늘에서 갑자기 비쳐드는 햇살은. 이들에겐 일상인가.

점심으로 먹은 Wuerst mit Broetchen - 그냥 빵에 소세지 끼워놓은 것 ; - 이 별로였던 모양. 속이 난리다. 난리. 별 수 없이... 내일도 아침을 든든히 먹고 움직이는 수 밖에... 덴장. 베를린. 베를린이라.. 내일이면 베를린이다!

마치 조울증 환자같다... 아침이면 이래저래 희망에 차 있다가, 해 질때가 되면 어떻게든 집에 돌아갈 생각만을 반복하고 있다. ...내일이여 오라. 그나저나 시간은 잘 간다만...